1. 관이 닫히지 않는 ‘진짜’ 이유들 – 무조건 고인의 체형 탓일까?
관 뚜껑이 닫히지 않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해요. 특히 고인의 체격이 크거나, 부종이 심한 경우는 물론이고, 수의나 침구가 과하게 들어간 경우에도 빈번히 발생해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고인 체형 때문’이라고 단정해버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관 내부 구조 문제예요. 관 자체가 불량이거나 내부 공간이 다른 제품보다 얕게 설계된 경우, 고인이 말라 계셔도 뚜껑이 뜨는 경우가 있어요. 관 제조사나 모델별로 내부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고인의 체형과 매칭이 안 되는 관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기죠. 현장에서 관을 열고 나서야 이걸 알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또 하나는 입관 준비 중 ‘예의’를 너무 중시해서 과도하게 담요나 장식을 넣는 경우입니다. 고인의 얼굴을 감싸는 부드러운 천, 손수건, 베개, 발치 장식 등은 모두 필요하지만, 겹겹이 들어가면 결국 뚜껑이 닫히지 않는 요인이 되죠. 저는 한 번, 고인의 발밑에 겹겹이 담요가 깔려 있는 걸 모르고 뚜껑이 안 닫혀 한참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요. 고인을 움직이지 않고 해결해야 하니 조심스럽고, 시간도 오래 걸렸어요.
부종이 있는 경우도 변수예요. 사고사나 질병으로 인해 복부나 가슴 쪽이 부풀어오른 경우는, 시신 고정 후에도 뚜껑이 부자연스럽게 닫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는 단순히 눌러서 닫으려고 하면 안 돼요. 고인에게도 무례할 뿐더러 관 손상 위험도 있고, 유족이 목격했을 때 충격을 줄 수도 있거든요.
또 간혹, 관 자체가 뒤틀려 있거나 배송 중 손상이 있었던 경우도 있어요. 뚜껑이 틀어지면 아무리 평평해도 한 쪽이 들릴 수밖에 없죠. 이런 경우는 새 관을 요청해야 하므로 미리 체크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결국 관이 닫히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가 아니라, 작은 요소들이 겹쳐진 결과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입관 전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대처하는 습관이 중요하죠. 관 뚜껑이 닫히지 않았을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닫히지 않게 만든 원인을 파악하는 눈이 먼저 길러져야 해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고, 기억으로 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2. 닫히지 않는 관, 어떻게 조용히 응급처치할 것인가?
관 뚜껑이 닫히지 않을 때는 정말 심장이 철렁하죠. 주변엔 유족이 있고, 입관 시간은 다가오고, 화장 예약도 밀려 있는데 뚜껑이 안 닫히면 머릿속이 하얘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지도사는 침착해야 해요. 실제 대처는 의외로 간단한 방법부터 시작해요.
가장 먼저는 관 뚜껑이 어디서 걸리는지를 확인해야 해요. 가슴, 배, 무릎, 발 어느 부위가 걸리는지 육안과 손으로 눌러가며 확인해요. 가령, 배 쪽에서 걸린다면 배 밑에 깔린 천이나 염포가 두꺼운 건 아닌지 체크하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불필요한 덮개를 줄여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베개가 높을 경우 고인의 목이 꺾인 상태가 되어 뚜껑이 닫히지 않을 수 있어요. 이럴 땐 베개 속 솜을 빼서 낮춰주는 방식으로 조절합니다. 만약 고인의 몸이 전체적으로 올라와 있다면, 수의 속 천을 펴서 납작하게 정리하거나, 등 밑에 말아 넣은 수건 등을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현장에서는 ‘다 넣어드리는 게 예의’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관이 닫히는 게 우선순위예요.
그래도 닫히지 않는다면 고인의 손이나 팔 위치를 조정해보세요. 손이 약간 떠 있거나 틀어져서 뚜껑에 닿는 경우가 있어요. 두 손을 살짝 아래로 낮추거나, 손을 포개는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고인의 손이 가슴 위로 올라오도록 되어 있으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복부 쪽으로 살짝 낮춰 포개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확보돼요.
드물지만, 관 뚜껑 자체가 뒤틀려 맞물림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땐 억지로 닫으려고 하지 말고, 나사 부분을 풀어 뚜껑을 살짝 비틀어 끼워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툭툭 두드리면 더 망가져요. ‘무게를 실어 누르기보다 위치를 조정해서 눌러준다’는 느낌이 더 맞아요.
진짜 최후의 수단은 뚜껑을 반쯤 걸친 채로, 안쪽을 살짝 눌러 닫는 방법이에요. 이건 반드시 고인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을 덧댄 뒤에 진행해야 하고, 두 사람이 동시에 ‘눌러서’ 닫지 말고, 천천히 밀듯이 안착시키는 느낌으로 해야 해요. 만약 이 상태에서도 부자연스럽다면, ‘관 고정줄’을 사용해 덜 뜨는 정도로 고정만 하고 유족에겐 정중히 양해를 구해야 해요.
이 모든 과정은 반드시 유족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조용히, 신속하게 진행돼야 해요. 유족에게 “입관 마무리 정리를 위해 잠시만 자리 비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같은 멘트로 자연스럽게 시간을 벌고, 조용히 해결하는 게 가장 깔끔한 방식이에요.
그리고 다 끝난 후엔 유족에게 "예쁘게 잘 모셨습니다"라고 말해주는 것, 그 한마디로 마무리가 돼요.
3.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한 사전 예방과 체크리스트
관 뚜껑이 닫히지 않는 상황은 대부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입관 전에 무조건 관 내부 구조부터 체크하고, ‘관 닫힘 점검 루틴’을 가지고 있어요. 몇 번 아찔한 경험을 하고 나서 생긴 습관인데, 정말 유용해요.
가장 먼저는 관 내부 깊이 체크예요. 고인의 체격이 크거나, 시신의 상태가 부종으로 인해 부풀어올랐다면 관 깊이가 여유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기본이에요. 특히 병원 출신 고인의 경우 복수가 차거나 복부가 단단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정보와 체형 정보는 입관 전 상담 때 미리 체크해두는 게 좋아요.
두 번째는 입관 용품 정리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에요. 손수건은 몇 장, 베개는 어떤 두께, 덮개는 어느 정도, 고정틀 위치는 어떻게 넣을 것인지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갖고 입관에 들어가야 뚜껑이 닫히지 않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막무가내로 이것저것 다 넣다 보면 결국 뚜껑 안 닫히는 건 시간문제예요.
또 하나는 입관 전 '더미 관'을 이용해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건 여유가 있는 장례식장이라면 가능하지만, 못하더라도 다른 고인의 입관 현장에서 관 내부 높이를 메모하거나 사진으로 기억해두면 다음에 도움이 많이 돼요.
입관 직전에는 무조건 한 번 더 뚜껑을 살짝 덮어보면서 사전 점검을 해요. 실제로 ‘다 닫힐 줄 알았는데’ 안 닫혀서 다 다시 열고 재정리하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이때 뚜껑 덮이면서 마찰이 생기는 부분은 미리 줄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이런 경험을 다른 동료들과 공유하는 것! "이 관은 깊이가 얕다", "이 업체 건은 자주 뜬다" 같은 정보는 모두가 알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거든요. 실수를 숨기지 않고 공유하는 분위기도 정말 중요해요.
결국, 관 뚜껑이 닫히지 않는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인 이슈가 아니라, 경험과 감각, 준비성의 문제예요. 반복되는 현장 속에서 나만의 감각을 쌓고, 작은 체크리스트라도 늘 적용하다 보면 이런 위기도 멀리하게 돼요. 위기를 막는 건 결국 준비된 장례지도사뿐이니까요.